요한계시록의 일곱 쟁투 - (2) 짐승의 표 666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
요한의 눈앞에 바다가 나타났다. 파도가 해변가 모래사장을 핥으며 남실거리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물속에서 한 짐승이 포효하며 올라왔다(요한계시록 13장 1-10절). 그 짐승은 몸은 표범인데, 발은 곰, 입은 사자 같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었다. 이 짐승은 분명히 다니엘서 7장의 네 짐승 곧 바벨론, 메대-페르샤, 그리스, 로마의 특징을 따서 모자이크한 것이다(시조, 2009년 5월 호 참고).
요한계시록 13장의 "용"은 근본적으로는 "사단"을 표상하지만, 여기서는 사단의 대리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로마제국"을 상징한다.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이 용의 "능력과 보좌와 큰 권세"(2절)를 받았다는 진술은, 이 짐승이 로마제국으로부터 그 모든 것을 물려받은 "중세 기독교"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중세교회는 사자로 표상된 바벨론의 교만과, 곰으로 표상된 메대-페르샤의 포악성과 잔인성, 표범으로 표상된 그리스의 기민성, 공룡으로 표상된 로마의 정복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1798년, 프랑스 혁명정부의 버티어(Alexander Berthir) 장군이 로마로 진격하여 시스틴 성당에서 즉위 23주년 기념 행사를 하고 있는 교황 피우스 6세(Pope Pius VI)를 생포하여 발렌스(Valence) 성에 유배시켜 다음해 8월 29일 옥사시켰을 때, "그의 머리 하나가 상하"였으며, 1870년 이탈리아 연합국이 로마를 흡수 병합하였을 때, 로마교회는 "죽게된 것 같"(3절)이 되었다.
그러나 1929년 2월 11일, 교황청을 대표하는 가스파리 추기경(P. Gaspari)과 이탈리아 정부의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1883~1945) 수상이 라테란 조약을 체결함으로 "그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3절)았다.
짐승의 상처가 회복되자 "온 땅이 이상히 여겨 짐승을 따르"며, "경배하여 가로되 누가 이 짐승과 같으뇨 누가 능히 이로 더불어 싸우리요"(4절)라고 외칠 것이라는 예언은 문자 그대로 성취되고 있다.
지난 197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최초로 미국을 방문하였을 때, 워싱턴 스타는 이렇게 보도했다.
"교황이 미국을 한번 방문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벼락을 맞을 일이었다. 그러나…이제 역사상 최초의 폴랜드인 교황 바오로 2세가 그의 놀라운 선거를 치른지 1년 후에, 온 세계의 하늘의 빛나는 별로서 만 7일간을 우리와 함께 지내겠다는 약속 아래 우리 미국에 오게 되었다. 정치가들은 다투어 그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여섯 개 도시의 시장들은 그들의 도시의 업무를 실제적으로 중단하고 교황을 맞이할 행사를 열렬하게 준비하였다."(Washington Star, Sept. 18. 1979)
땅에서 올라오는 짐승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이 "사로잡힐"(10절) 무렵, 갑자기 땅에서 새끼 양같이 두 뿔을 가진 한 짐승이 올라왔다(요한계시록 13장 11-18절). 요한계시록에서 "바다"(물)는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17장 15절)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물이 없는 "땅"은 "주민이 희소한 지역"을 의미한다. 또한 "뿔"은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에서 "정부권력"의 상징이다. 요한계시록에서 예수님은 29번이나 "새끼 양"(어린양)으로 묘사되고 있다. 따라서 이 짐승은 초기에 그리스도처럼 온유한 태도로 통치권력을 사용하는 나라를 상징한다. 시기나 장소, 특징 등을 감안할 때 이 짐승은 틀림없이 미국을 상징한다. 지난 호(2010년 3월 호)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은 "뱀(사단)이 그 입으로 물을 강 같이 토하여 여자(교회)를 물에 떠내려 가게 하려"(요한계시록 12장 15절) 할 때, "여자를 도와 그 입을 벌려 용의 입에서 토한 강물을 삼"(16절)킨 "땅"이다.
그러나 예언은 이 온순한 미국이, "용처럼 말"(요한계시록 13장 11절)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것은 개신교 국가 미국이 점차 타락하여 건국정신을 상실하고 결국 과거 로마교회의 뒤를 따를 것을 의미한다.
1984년 1월 11일, 미국와 교황청은 결코 건널 수 없는 구렁을 건너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3월에 윌리암 윌슨을 첫 대사로 파송함으로 "땅과 땅에 거하는 자들로 처음 짐승에게 경배하게 하니 곧 죽게 되었던 상처가 나은 자니라"(12절)는 예언을 성취시킬 발판을 마련하였다. 오늘날 개신교국이었던 미국에 가톨릭 신자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고, 가톨릭 신자들이 정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예언의 성취 가운데 하나이다.
예언은 장차 미국이 "칼에 상하였다가 살아난 짐승을 위하여 우상을 만들"(14절) 것이라고 말한다. "우상"으로 번역된 헬라어 "에이콘"은 "닮은 것" 혹은 "상"(像) 등을 의미한다. 이것은 미국이 중세 로마교회와 동일한 원칙 위에 활동할 조직체를 만들 것을 나타낸다. 로마교회는 종교적인 제도들을 강제하기 위해 세속적인 권력을 사용하였었다. 미국은 이를 모방하여 처음에 가졌던 자유의 원칙들과 결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조짐은 2001년에 있었던 9․11 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취한 몇 가지 조치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예언의 더 직접적인 성취는 "큰 이적을 행하되 심지어 사람들 앞에서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게 하"(13절)는 강신술적인 신앙부흥 운동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불은 성령 강림의 표상이었다(사도행전 2장 3절). 사단은 강신술이라는 대기만극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오직 성경의 진리로 그 마음을 무장한 사람들만이 최후의 기만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다.
"짐승의 표 666"(16~18절)은 결코 어떤 이름의 수의 합이 아니다. 본문 어디에도 그런 암시가 없다. 6은 하나님을 대항하여 반역한 인간의 상태를 의미한다. 6을 세 번 반복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예배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예배를 조장하는 짐승의 단호한 노력을 암시한다.(앙겔 로드리게스 박사, Adventists 대총회 성경연구소장)
인간의 능력으로 제어할 수 없는 혼란과 재난이 닥칠 때, 미국은 자유의 원칙을 허물고 인간의 양심과 신앙을 강제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 자들에게 매매금지와 심지어 사형까지 내려질 것이다.
하늘 유리 바닷가에서 승전가를 부르다
지금으로부터 2600년 전인 기원전 594/3년, 바벨론의 느브갓네살 왕은 두라(Dura) 평지에 황금 신상을 세우고 경배를 강요했다. 하나님께서는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신앙을 지킨 히브리 세 청년들을 뜨거운 벽돌가마 속에서 온전히 구원하셨다(2009년 4월 호 참고).
또한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 전, 이스라엘 관원과 장로와 서기관들이 베드로와 요한을 잡아 예수의 이름으로 가르치지 말라고 위협했을 때, 그들 역시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 듣는 것이 하나님 말씀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사도행전 4장 19절)고 대답했다.
마지막 때 짐승의 우상이 세워지고, 그 우상이 (법률로) 말할 때(매매 금지와 사형령), 여전히 하나님과 성경의 진리에 충성한 자들은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나 "유리 바닷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 양의 노래"(요한계시록 15장 2, 3절)를 부를 것이다. 그것은 승리의 노래이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0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