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의 일곱 쟁투
(1) 미가엘과 사단의 쟁투
일곱 째 나팔을 불다
드디어 일곱 번 째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하늘의 천사들이 큰 음성으로 “이 세상의 나라들이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왕국들이 되어서 그 분이 영원무궁토록 통치하시리라”(요한계시록 11장 15절)고 소리쳤다.
문득 요한은 앞서 본 환상에서 “일곱째 천사가 소리 내는 날 그 나팔을 불게 될 때에 하나님의 비밀이 그 종 선지자들에게 전하신 복음과 같이 이루리라”(요한계시록 10장 7절)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하나님의 비밀”은 하나님께서 알려주지 않으시면 사람이 결코 알 수 없는 특별한 진리, 또는 하나님의 계획을 가리킨다. 신약성경에서 “비밀”은 여러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여기서는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을 의미한다(에베소서 1장 9, 10절).
따라서 일곱 째 나팔 때에 하나님의 구속의 계획은 완성되고, 선악 간 대쟁투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후 선악 간 대쟁투는 숨가쁘게 진행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사단
요한의 눈 앞에 아주 신기한 장면이 나타났다. 한 여자가 해를 옷인 양 입고, 달 위에 발을 딛고, 머리에는 열두 별이 달린 왕관을 쓰고 있었다(요한계시록 12장 1절). 그 여자가 아이를 해산하려 할 때 붉은 용이 나타나 아이를 삼키려고 하였으나 아이는 하늘로 올라갔다(요한계시록 12장 2-5절).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승천까지를 간략하게 요약한 환상이다. 붉은 용은 사단을 상징하며(9절), 당시 로마가 사단을 일을 대행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아는 사람들은 헤롯 왕이 아기 예수를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의 모든 아기들을 죽인 이야기를 알고 있다. 헤롯은 유대교로 개종한 이두매인(에돔인) 출신인 안티파테르(Antiparer)의 아들로서, 기원전 40년, 로마 원로원에서 유대왕으로 선출되었다. 유대인들의 격렬한 반대를 진압하고 왕위에 오른 그는 무자비한 보복을 하였고, 유대를 거의 150년 간 통치한 하스몬가(마카베오가)를 끝장냈다. 동방박사들이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아기를 찾자 그는 베들레헴의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은 모두 살해했고, 예수님은 애굽으로 피신하여 기원전 4년 초 헤롯이 죽기까지 머물렀다. 또한 로마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았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3일 만에 죽음에서 의기양양하게 부활하여 “하나님 앞과 그 보좌 앞으로 올려가”(요한계시록 12장 5절) 거기에서 “항상 살아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고 계신다(히브리서 7장 25절).
사단의 추방
환상은 잠시 시기를 거슬러 먼 옛날 지구 창조 전에 하늘에서 일어난 한 사건으로 옮겨갔다.
“하늘에 전쟁이 있으니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 용으로 더불어 싸울새 용과 그의 사자들도 싸우나 이기지 못하여 다시 하늘에서 저희의 있을 곳을 얻지 못한지라(요한계시록 12장 7, 8절).
사단의 본래 이름은 “루스벨”이다. 그는 천사들의 존경을 받는 천사장이었으나 마음이 교만하여져서 하나님의 지위를 넘보다가(이사야 14장 12~14절; 유다서 6절; 요한계시록 12장 7, 8절), 미가엘에 의해 하늘에서 추방되었다. 이 반역에 하늘 천사의 3분의 1이 가담하였으며 그들도 사단과 함께 하늘에서 추방되었다(요한계시록 12장 4, 9절).
미가엘은 “누가 하나님과 같으냐?”라는 뜻으로 “군장 중 하나”(다니엘서 10장 13절), “대군”(다니엘서 12장 1절), “천사장”(유다서 1장 9절) 등으로 불리운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 그의 음성이 발해지는 것을 “천사장의 소리”(데살로니가전서 4장 16절)라고 말한다. 접두사 아르키(archi)와 앙겔로스(anggelos, 천사)가 합성된 “아르캉겔로스”는 이곳과 유다서 9절에만 사용되었다. 따라서 미가엘은 예수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지위에 도전한 사단과 싸울 때 사용된 이름이다.
사단은 첫 추방 이후에도 하늘 존재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고, “우리 형제들”을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요한계시록 12장 10절)하였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으로 그의 정체와 죄의 결과가 완전히 드러났고, 이어진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으로 사단은 패배자가 되었으며, 그는 하늘 존재들로부터 완전히 추방되었다.
용이 여자를 박해하다
“용이 자기가 땅으로 내어쫓긴 것을 보고 남자를 낳은 여자를 핍박하는지라”(요한계시록 12장 13절)
여자가 낳은 아이는 “장차 철장으로 만국을 다스릴 남자”(5절) 곧 예수님이다. 따라서 여자는 하나님의 백성 혹은 교회를 상징한다. 구약에서 참된 교회는 간혹 여자로 표상되었다(이사야 54장 5, 6절; 예레미야 6장 2절). 교회가 변절했을 때 그것은 타락한 여자에 비교되었다(예레미야 3장 20절; 에스겔 23장 2~4절). 동일한 비유가 신약에도 사용되었다(고린도후서 11장 2절; 에베소서 5장 25~32절; 요한계시록 17장 1~3절).
사단은 “입으로 물을 강같이 토하여 여자를 물에 떠내려가게 하려”(요한계시록 12장 15절)했다. 물은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요한계시록 17장 15절)을 상징한다. 따라서 제국 로마와 기독교 로마가 군대 병력을 이용하여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한 것을 나타낸다. 또한 용의 “입”은 기만적인 언어들과 거짓 교리들을 상징한다. 창세기 3장에서 사단은 뱀을 사용하여 기만적인 말로 하와를 유혹했다.
그러나 “땅이 여자를 도”(계 12:16)왔다. 왈덴스인들(Waldenses, 피터 왈도에 의해 12세기에 프랑스 리용에서 시작되었으나 1179년 교황청 개혁을 주장하여 박해를 받음)과 알비젠스인들(Albigenses, 12세기 말~13세기 초 남부 프랑스 알비지역에서 번성하였으나 1165년 이단으로 정죄되어 박해를 받음)은 알프스 산맥의 깊은 계곡에서 그들의 피난처를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1492년 컬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고 1620년 영국의 청교도들이 플리머스항에 도착한 이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갔다. 문자 그대로 “땅이 여자를 도”운 것이다.
남은 무리
“용이 여자에게 분노하여 돌아가서 그 여자의 남은 자손 곧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로 더불어 싸우려고 바다 모래 위에 섰더라”(요한계시록 12장 17절)
오랫동안 사단은 하나님의 참 교회를 멸망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는 교회를 지상에서 없애버리려고 노력하였으나 실패하자 작전을 바꿔 교회를 배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세상 마지막 때에 여전히 진리를 고수하는 한 백성이 예언되어 있다. 그들의 특징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며”, “예수의 증거를 가진 자들”이다. 하나님의 계명은 그의 백성들에 의해 자주 무시되어 왔다. 오늘날도 어떤 사람들은 십계명 중 넷째 계명 즉 안식일 계명(토요일)이 폐해졌거나 혹은 주일(일요일)로 변경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계명을 여전히 지키는 남은 자손들이 있을 것이다. 사단은 이 무리들에게 분노하지만,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인들은 자신들이 이 남은 무리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0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