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의 영성

by 로뎀 posted Jun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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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의 영성

 

“한 서기관이 나아와 예수께 아뢰되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따르리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마 8:19~20)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문명을 반대하고, 자연적인 생활을 실천한 철학자로 유명합니다. 그는 자연이란 아무런 부족함도 없고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적을수록 자연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평생 옷 한 벌과 지팡이 하나 그리고 자루를 메고 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디오게네스.jpg

디오게네스의 실생활 표어는 첫째 ‘아스케시스’로 가능한 한 작은 욕망을 가지는 것, 둘째 ‘아나이데이아’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것, 셋째 ‘아우타르케이아’로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본래 부유한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스스로 “은도 내 것이요 금도 내 것이니라”(학 2:8)고 선언하셨습니다. 다만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고후 8:9) 하신 것입니다. “가난하게 되심”은 원문에 ‘프토큐오’인데, ‘[극도로] 가난하게 되다’, ‘거지가 되다’는 뜻입니다. 죄로 낙원과 행복 그리고 생명까지 잃어버린 인류를 구하기 위해, 예수께서 하늘의 영광을 떠나 성육신하심으로 거지나 다를 바가 없게 되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는다는 것은 머리 둘 곳조차 없었던 예수님처럼 검소한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세는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말할 것”을 염려하면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셨음이라”고 권면합니다(신 8:17~18).

간소함삶.jpg

 

검소한 삶은 나의 재능, 능력, 재물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내게 관리를 맡기시고, 그 결과에 따라 영원한 부를 주실지 결정하신다는 청지기 개념에 기초한 것입니다.

 

엘렌 G. 화잇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칭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자들은 이은 곳도 없이 통으로 짠 소박한 겉옷을 입으시고 머리 둘 곳도 없으셨던, 초라하고 비천한 구세주 앞에서 부끄러워할 것이다”(초기, 109).

“청교도적 검소함과 단순함이 이 시대를 위한 엄숙한 진리를 믿는 모든 사람의 주택과 의복의 특징이 되어야 한다”(5증언, 189).

 

검소의 영성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나를 위해서는 보다 가난해지고, 교회와 영혼 구원 그리고 자선을 위한 투자에 부유해지는 것입니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