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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무역 전쟁과 예언

 

·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다. 발단은 지난 201876,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맞서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미국은 823일에 추가로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여했고, 중국 역시 동일한 보복 조치를 취했다. 미국의 선제 공격에 중국이 동일한 대응을 한 것이다.

그러자 924, 미국은 2천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비해 중국 6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5~10%의 관세를 차등 부과하는 소극적 반격으로 맞섰다.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이 더 이상 관세를 부과할 미국산 수입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수출액은 1200억 달러인데 비해 중국의 미국 수출액은 5300억 달러로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따라서 중국은 쓸 수 있는 관세 카드를 거의 다 써버린 것이다.

121,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미·중 정상은 향후 90일간 추가 관세부과를 유예하고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90%까지 합의에 도달했지만, 510일 협상은 결렬됐다. 그러자 미국은 보류했던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25%로 인상했다.

 

·중 무역전쟁의 확전

지난 5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 공급망 확보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어서 미국의 거대 IT기업인 구글(Google)은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세계 1위를 넘보고 있는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OS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519일 화웨이에 서버 칩과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제공하는 인텔(Intel)과 모뎀 및 기타 프로세서를 제공하는 퀄컴(Qualcomm)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에 동참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가 스마트폰과 5세대(5G) 이동통신장비를 판매하는 데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발끈한 중국은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 수출 중단으로 보복할 것을 암시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하이브리드 자동차, 고화질 TV, 태양광 발전, 항공우주산업 등 첨단산업에서 필수적인 재료인데, 세계 희토류 원소 공급의 97%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규모가 세계경제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의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에 미칠 수밖에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 하향 조정한 3.3%로 발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갈등이 계속된다면 2021년 말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12000억 달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 무역전쟁의 배경

다행히 지난 629,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일본 오사카 주요 G20 정상회담에서 일단 휴전에 합의했다. 미국은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유예하고, 화웨이에 대한 규제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에 부과된 관세 등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실제 경제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새로운 충돌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중 무역전쟁은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배경은 세계 최강의 패권국 미국을 넘보는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견제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본래 유럽의 절대 강국들의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따라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은 신생국가 미국이 해외 문제에 어떠한 간섭도 취하지 않는 고립주의를 채택했다. 1823년에 이르러 제임스 먼로 대통령은 먼로주의를 통해 이것을 구체화했다. 다른 나라의 간섭을 거부하고, 유럽 열강 간의 전쟁에 절대 중립을 지킨다는 이 외교 정책은 2백여 년 간 계속됐다. 그리고 조용히 힘을 길러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미국 경제규모는 독일, 영국, 프랑스를 다 합친 것보다 더 커서 이미 초강대국이 되어 있었다.

2차 대전이 끝났을 때, 유럽은 물자, 자본 그리고 이것이 돌아가게 하는 신용시스템이 모두 붕괴된 상태였다. 미국만 멀쩡했다. 미국은 전시에 유럽 각국에 전쟁물자를 판매하면서 비용을 금으로 받았고, 전후 추축국(樞軸國, 연합국에 대항한 세력들)의 전쟁 배상금 역시 금으로 받으면서 전세계 금의 70% 가량이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

1944, 44개국 대표들이 모여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브레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를 출범시킴으로써 미국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국제통화, 금융, 무역을 장악하여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패권국가가 되었다.

또한 미국은 외교정책을 고립주의에서 적극개입정책으로 전환하여 2차 대전을 계기로 등장한 민족주의를 내세워 열강의 식민지들을 독립시키고, 전쟁으로 초토화된 서유럽 16개국을 마셜플랜(Marshall Plan)을 통해 지원하고, 자유진영에 있는 많은 나라들의 번영에 필요한 안보우산을 제공함으로써 공산주의와의 체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성경 예언에 나타난 미국

내가 보매 또 다른 짐승이 땅에서 올라오니 어린 양 같이 두 뿔이 있고 용처럼 말을 하더라”(13:11)

역사주의 예언해석학자들은 땅에서 올라오는 이 짐승을 미국에 적용한다. ‘바다는 백성과 나라를 상징하기 때문에(13:1; 17:15), ‘은 거주민이 희박한 지역을 상징한다. 미국은 이 표상과 같이 인구가 적은 신대륙에서 올라왔다. 또한 새끼 양은 신생국가를 나타내고, 그 나라가 시작될 때 평화롭게 올라와 핍박받는 자들의 피난처가 된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의 행동은 그의 모습과 전혀 다를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어린 양 같이 올라왔으나 용(사탄, 12:3, 9)같이 말한다. 미국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한 이래, 어떤 나라에게도 추월을 허락하지 않았다. 1917년 볼셰비키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등장한 최초의 공산국가 소련은 냉전시대 공산권의 맹주로 미국과 어깨를 겨루는 글로벌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70년을 지탱하지 못하고 1991년 와해됐다.

일본은 1965년 미국을 상대로 첫 무역흑자를 기록한 후 고도성장을 이루어 1987년에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어 미국을 넘보게 되었다. 위기를 느낀 미국은 통상법 제301조를 내세워 무역보복에 나섰고, 일본은 자산 거품 형성과 붕괴로 이어지면서 1990년부터 잃어버린 20으로 빠져들었다.

이번에는 중국 차례이다.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의 포문을 연 이래 중국은 40년 만에 경제 규모가 60배 이상 커지고, 2010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되었다. 경제력과 군사력에 자신감을 얻는 시진핑 주석은 2012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이것을 자신의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보복을 시작한 것이 바로 미·중 무역전쟁의 배경이다.

미국이 1980년대 소련과의 군사경쟁, 독일 일본과의 경제경쟁에서 도전을 뿌리쳤던 것처럼 중국도 제압할 수 있을까. 아니면 중국이 미국의 패권국 지위를 이어받을까. 여러 예측들이 난무하지만, 성경의 예언은 미국이 자신들의 패권을 어떤 나라에도 순순히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종국에는 미국의 건국정신을 버리고 정치와 종교의 통합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고,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이를 것이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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