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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술(降神術)의 음모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요즘, MBC에서는 <밤을 걷는 선비>, tvN에서는 <오 나의 귀신님>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다. 필자는 TV도 없는 산중에 사는 사람이라 이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둘 다 귀신과 관련된 드라마였다.

<밤을 걷는 선비>에서 갓 도포를 차려입은 선비 김성열은 귀()와 싸우다 죽어 뱀파이어로 부활한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간직하여 인간을 귀하게 여기고, 인간답게 살고자 한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사고로 비명횡사한 순애는 기한 내에 처녀의 한을 풀면 승천하지만, 그러지 못하면 악귀가 되어 영원히 이승을 떠돌게 될 운명이란다.

1990,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가 주연한 <사랑과 영혼(Ghost)> 역시 죽은 영혼을 소재로 러브스토리를 다루어 당시 화재가 되었었다.

 

현대 강신술의 시작

강신술이란 기도나 주문으로 신을 내리게 하는 술법”(네이버 국어사전)으로 정의된다. 현대 강신술은 미국 뉴욕 주 하인즈빌에 있는 존 D. 폭스라는 사람의 집에서 시작되었다. 18483, 폭스 가족들은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이상한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게 되었다. 이를 흥미롭게 생각한 폭스부인은 마침내 귀신과 통신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어느 날 그녀는 찰스 B. 로스마라는 사람의 영이 보낸 기별을 받게 되었다. 로스마는 자신이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인데 죽임을 당해 마루 밑에 묻혀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파보니 정말로 백골이 나왔다.

이를 계기로 현대 강신술이 유럽과 세계 각처에 알려지게 되었고, 1882년에는 케임브리지대학 윤리학 교수 헨리 시쥬웨이를 중심으로 한 심령연구협회가 생겼으며, 1893년에는 미국 심령술협회가 조직되었다.

 

강신술의 기원

강신술의 기원은 에덴 동산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창세기 217)고 말씀하셨지만, 사탄은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창세기 34)고 속였다.

그러나 인간이 범죄하고 죽음이 닥치자 사탄은 다시 몸은 죽으나 영혼은 죽지 않는다.”고 말하고, 사탄과 타락한 천사들이 죽은 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사람을 속여왔다. 이 영혼불멸 사상은 고대 이집트에 자리잡았고, 기원전 5세기에 이집트를 방문한 소크라테스에 의해 헬라로 전파되었다. 이 사상은 플라톤에 의해 체계화 되었고, 기원전 3세기에는 유대인들의 최대 해외 본거지인 알렉산드리아에서 신플라톤 철학이 형성되면서 로마제국 전역을 휩쓸었다. 이러한 영향은 유대인들의 신앙 전반에도 파급되었고, 그 결과 바리새파와 사두개파 등 빗나간 신앙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3세기 초엽, 알렉산드리아의 신학교 교장을 지낸 오리겐에 의해 기독교에 소개되었고 13세기에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해 확고한 교리로 집대성되었다.

 

말세와 강신술

바울은 성령이 밝히 말씀 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리라”(디모데 전서 41)고 예언하였다.

미국의 교회성장학자 피터 와그너(Peter Wagner)20세기 들어 기독교에 세 번의 성령운동의 물결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1의 물결은 1900년 초엽에 일어났던 오순절 운동이고, 2의 물결은 1960년대에 가톨릭까지 영향을 끼친 은사운동이다. 3의 물결은 1980년대에 시작된 빈야드-사도 운동이다.

피터 와그너는 제1, 2의 물결에서는 중생한 성도에게 성령세례가 베풀어졌고, 그 결과 방언, 환상, 예언 등의 이적과 은사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3의 물결에서는 질병이 치유되고, 절름발이가 걷고, 귀신이 내어 쫓기는 등의 다양한 성령의 치유이적들이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정이철 목사(앤아버 반석장로교회)<3의 물결에 빠진 교회>라는 책에서 현대 거짓 방언을 가리켜 지금은 기독교 속으로 들어온 신기를 잡아야 할 급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교회를 교묘하게 흥분되게 하면서 쾌락을 추구하게 하는 우상숭배가 찬양사역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아버렸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엔카운터 수련회라는 것은 소위 성령을 체험하게 한다는 시간이다. 신사도 운동의 가증스런 성령의 기름부음이 흘러나오는 것을 성도들이 경험하고서 완전히 영적으로 마귀의 포로되게 만드는 가장 악질적인 시간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귀신이나 영혼의 빙의 등을 단순히 재미로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영혼불멸설이 단테의 신곡(神曲)을 통해 민속신앙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이러한 대중매체를 통해 영혼불멸설이 대중에게 인식되고, 결국 사단이 세상과 교회를 장악하고 통합할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사도 요한은 종말에 여섯째 재앙 때 일어날 일을 이렇게 예언한다.

또 내가 보매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영이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니 저희는 귀신의 영이라 이적을 행하여 온 천하 임금들에게 가서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의 큰 날에 전쟁을 위하여 그들을 모으더라”(요한계시록 1613, 14)

저명한 종교 저술가 엘렌 G. 화잇은 강신술에 대해 이렇게 경고한다.

강신술의 기만적 능력과 장차 그 영향이 미칠 위험에 대하여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많은 사람은 단순히 그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강신술과 장난한다. 그러나 그들이 일단 권유를 받아 그들의 마음을 사탄의 지시에 굴복하게 되면 그는 그들을 사로잡는다. 그리하면 그들의 힘으로 그 유혹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각 시대의 대쟁투, 558).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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