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오의 꿈
이집트 왕 파라오가 꿈을 꾸었다. 나일 강에서 살지고 아름다운 암소 일곱 마리가 올라와 풀을 뜯고 있었다. 조금 후 야위고 못생긴 암소 일곱 마리가 올라오더니 먼저 올라온 암소들을 모두 삼켜버렸다. 잠시 깼다 다시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한 줄기에서 알차고 충실한 일곱 이삭이 나왔는데, 조금 후 야위고 바싹 마른 일곱 이삭이 나오더니 먼저 이삭들을 삼켜버렸다.
날이 밝자 파라오는 이집트의 모든 마술사들과 지혜자들을 불러 그 꿈의 의미를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때 왕의 술 맡은 시종장이 감옥에 갇혀 있던 히브리인 요셉을 추천했고, 요셉은 그 꿈을 이렇게 해석했다.
“보십시오, 온 이집트 땅에 칠년 동안 큰 풍년이 올 것입니다. 그 후에 칠년 동안 흉년이 들어서 이집트 땅의 모든 풍년을 잊어버리고 이 땅이 흉년으로 망하게 될 것입니다.”(창 41장 30절)
한국 교회, 잔치는 끝났다!
아시아미래연구소 최윤식 박사의 말이다. 그는 “2020·2040 한국교회미래지도”라는 책에서 “한국 교회는 잠시 주춤한 것이 아니라 이미 쇠태기에 접어들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갱신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가면 2050~2060년경에는 400만, 아니 300만 명대로 교인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주일학교는 30~40만 명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2005년 인구주택조사에서 기독교인수는 대략 870만 정도였다. 이때 한국교회는 이미 쇠퇴기 초입에 들어서 있었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한 세대(30~40년)가 지나면 최악의 경우 반 토막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창세기 41장에 나오는 이집트 파라오의 꿈이 한국 교회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풍족함으로 즐거워하던 7년의 풍년기가 지나고, 언제 풍년이었냐는 듯이 7년의 흉년기가 찾아와 이집트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한국 교회도 지난 찬란했던 100년 동안의 부흥기는 끝났다”고 평가했다.
세계 기독교 지형의 변화
이원규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종교사회학)에 따르면, 20세기 후반부터 세계 기독교 지형은 크게 변하고 있다. 기독교의 본고장인 유럽은 19세기부터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고, 미국도 현상유지 상태이다. 대신 지구의 남반부 혹은 제 3세계(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가 종교적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기독교 인구의 약 2/3가 제 3세계에 있으며, 그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
1900년 유럽의 기독교인 비율은 91%이었으나 2005년에는 73%으로 줄었다. 그러나 매주 교회에 가는 비율이 스페인 3%, 영국·노르웨이·덴마크 4%, 프랑스 5%, 벨기에 10%, 네덜란드 14%, 독일이 15%이다.
세계 제1의 기독교 국가인 미국도 기독교인의 비율이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1900년에는 전체인구의 71%였으나 2005년에는 69%로 낮아졌고, 2025에는 6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대신 3세계 기독교인은 1900년에 9천만 명(17%)이었는데, 2005년에는 12억3천6백만 명(62%)으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가톨릭은 27%에서 66%로, 개신교는 5%에서 57%로 크게 증가했다. 2025년이 되면 가톨릭이 3/4, 개신교가 2/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쇠퇴와 미국의 정체현상과 비교해 볼 때 제 3세계에서의 기독교 부흥은 눈부신 것이다.
성장하고 있는 기독교
우리나라 상황에서 보면 세계 기독교의 교세 및 영향력이 쇠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기독교는 성장하고 있다. 물론 신앙적 성향은 크게 변하고 있다. 그동안 이성과 지성을 강조해 온 교회들은 쇠퇴하는 대신, 감성과 영성을 중시하는 교회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복음주의 및 카리스마틱 영성과 성령운동으로 특징지어지는 교회들은 미국과 제3세계에서 부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이하 재림교회)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보수적이고, 매우 이성과 지성적인 성향을 가진 교회지만, 개신교 주요 교단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재림교회는 1863년 미국 미시간 주 베틀크릭에서 대표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총회를 갖고 조직을 완료했다. 당시는 125개의 교회에 교인수는 3,500명, 안수목사는 22명에 불과했다. 성도수가 처음 100만 명을 돌파하는데 92년이 걸렸다. 그 다음에는 15년, 그 다음은 8년, 5년 등 계속 짧아져 1999년에 신도수 1천만 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2004년 이후에는 매년 100만 명 이상씩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재림교회는 유엔에 등록된 237개국 중 216개국에서 14만8천23개의 교회와 1,847만9천257명의 신자를 가진 교회가 되었다. 전 세계 주요 교단 중 가톨릭, 동방정교, 영국성공회, 하나님의 성회(오순절파)에 이어 5번째로 큰 교단이다. 재림교회는 침례자수로만 계수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나 침례를 받지 않고 교회에 출석 중인 성도들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수께서는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태복음 24장 14절)고 말씀하셨다. 재림교회는 이름 그대로 그리스도의 재림을 촉진하기 위해, 세계복음화의 사명을 갖고 오늘도 전 세계에서 매일 3천 명 이상에게 침례를 베풀고, 매일 6.7개의 교회를 세우고 있다. 기독교의 지형이나 신앙적 성향이 일시 변하거나 혹 교인수가 증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기독교가 지향하는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교회에 주어진 사명은 그리스도의 충실한 종들에 의해 완료될 것이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5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