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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4 12:01

사이버바벨(Cyber-B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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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바벨(Cyber-Babel)

 

2015년도 수시입학 전형에서 건국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에 합격한 A(19)은 학교에 낸 등록예치금 30만원이 자신의 통장에 재입금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 측에 알아보니 등록예치금 환불로 자신의 합격도 취소되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친구의 합격을 시샘한 동갑내기 친구였다.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약 3년전 싸이월드를 통해 알게 된 친구였다고 한다. 그 친구도 같은 대학에 지원했으나 낙방해 재수하던 중이었다. A양이 수시 합격 사실을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교적인 연결망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올리자 질투심이 생긴 친구는 A양의 입학을 취소시키기 위해 SNS를 통해 A양의 수험번호와 계좌번호 등을 알아낸 뒤 입학 포기를 의미하는 등록예치금 환불을 신청한 것이었다.

다행히 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건국대학교에서 류양을 합격 처리하기로 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SNS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

 

바벨탑

성경 창세기에는 바벨탑 이야기가 나온다. 노아 홍수 후 하나님께서는 무지개를 통해 내가 나와 너희와 및 육체를 가진 모든 생물 사이의 내 언약을 기억하리니 다시는 물이 모든 육체를 멸하는 홍수가 되지 아니할지라”(창세기 915, 개정)고 약속하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창세기 114)”고 하였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불신과 도전이었다. 본래 하나님은 사람에게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창세기 128, 공동번역)고 말씀하셨다. 도시를 세우는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반하는 것이었다. 인구 집중화 현상은 항상 도덕적 타락과 범죄와 여러 악습들을 부추긴다. 도시들은 항상 범죄의 온상이 되어 왔다. 따라서 도시는 흩어져 있는 작은 공동체보다 사단이 공략하기에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사람들은 진정한 안전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순종하는데서 이르러온다는 사실을 잊고,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 바벨탑

오늘날 새로운 바벨탑이 건설되고 있다. 이것은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건설되고 있는 사이버 바벨탑이다.

인터넷은 1969년 미국 국방부의 국방 연구용 컴퓨터통신망 알파네트(ARPAnet)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1992년에는 음성·영상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웹브라우저가 등장했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인터넷은 2014년 말 전 세계 이용자가 약 30억이나 되는 초대형 가상공간이 되었다. 정보통신 기기인 컴퓨터는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보급되고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이용자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정보통신망에 접속하여 다양한 정보통신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사회가 구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명당 유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37.5명이며, 무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인구 100명당 가입자가 103.8명이나 된다. 참고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유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27.0이며, 무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은 72.37이다.

인터넷은 지구촌 시대를 열었으며, 공간과 거리에 대한 기존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인종차별도 없고, 시공도 초월하며, 이념적 갈등도 없다. 이미 정부 청사, 은행, 학교, 병원, 도서관, 우체국, 연구기관, 언론기관 등 수많은 공공기관이 들어서고, 전세계 정치, 경제, 사회, 과학, 역사, 음악, 예술 등 모든 분야의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또한 공간 한 켠에서는 게임 매니어들이 지구 저편과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고, 포르노 업자들까지 끼어들어 버젓이 포르노 샵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버 공간 역시 범죄자들이 활개를 치고, 사이버 경찰들이 이들과 전쟁을 치루고 있다.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발달은 긍정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架橋)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부정적으로는 앞에 예로 든 각종 사이버 범죄나 부도덕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의 언어를 혼란시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함으로써 바벨탑 건축을 중단시켰고, 사람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다. 그러나 인류는 하나님이 만들어 놓은 언어 장벽을 부수고 전 지구촌을 하나로 연결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이미 전 세계는 인터넷망으로 연결되었으며, 각종 언어번역기가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제는 정보가 손 안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2014년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24.5%이며, 2018년에는 36.5%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의 발달은 분명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삶을 평안하게 한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는 끊임없이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파괴적인 충동이 도사리고 있고, 인류가 구축해 놓은 사이버 공간은 그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창세기 114)”고 의논할 때에,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쌓는 성과 대를 보시려고 강림하셨더라”(5)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이버바벨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종말의 징조인 것이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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