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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4 11:57

하나님의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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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후회

 

지난 해 124일 오후 1시 경, 경기도 수원에 있는 팔달산에 등산을 갔다가 내려오던 임모(46)씨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발로 찼다가 기겁하고 말았다. 봉지 안에는 머리와 하체, 장기 등이 없는 토막난 시신이 들어 있었다. 피해자는 중국동포 A(.48)씨였고, 살해자는 중국 국적을 가진 박모(55)씨였다.

같은 달 22일에는 인천의 한 주택가에서 여행 가방에 담긴 노인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에는 오른쪽 옆구리와 목 등 5군데를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둔기로 맞아 일부 함몰된 상태였다. 공개수배 나흘 만에 서울에서 붙잡힌 범인 정모(55)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전모(·71)씨를 자기집에서 살해하고 여행용 가방에 넣어 인근 빌라 주차장 담 아래에 유기했다.

올들어 지난 113일에는 안산의 한 주택가에서 인질극이 벌어졌다. 범인 김모(47)씨는 별거 중인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전 남편집을 찾아가 아내와 전 남편 사이에 낳은 두 딸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이다 저녁 9시경 귀가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의붓 막내딸(16·사망)은 성폭행 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토막 살인의 원조

이스라엘에 아직 왕이 없던 사사시대(士師 혹은 判官時代. B.C. 1400-1050)에 일어난 사건이다. 에브라임 산지 한 외진 곳에 살던 레위 사람이 친정으로 돌아간 첩을 데리고 베들레헴에서 돌아오던 중, 해가 지자 자기 동족 베냐민 사람들이 사는 기브아로 갔다. 마침 한 노인이 자기집에 초대하여 음식을 먹던 중, 동네 불량배들이 몰려와 첩을 빼앗아 밤새도록 윤간했고 결국 첩은 죽고 말았다. 집에 돌아온 레위인은 첩의 시체를 열 두 토막으로 나누어 이스라엘 전 부족들에게 보냈다.

온 나라가 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에 경악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 40만 명이 칼을 들고 모여들었다. 사건의 전말(顚末)을 듣고 격노한 사람들은 기브아로 쳐들어가 사람이든 짐승이든 닥치는대로 살상하고 동네를 불살라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베냐민 지파 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림몬 바위로 숨어 있던 남자 600명 뿐이었다.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은 것이다.

 

사이코패스(Psychopath)

사이코패스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를 가리키는 용어다. ‘~path’‘~의 결핍 또는 이상을 뜻하는 접미어로서, 직역하면 사이코패스란 마음이 결핍된 질병이라는 의미이다. 이들은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양심의 가책이나 후회도 느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사이코패스 질환자들은 유영철, 김수철, 조두순, 강호순, 정남규 등이 꼽힌다.

그러나 모든 사이코패스가 흉악 살인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인, 최고경영자(CEO), 스포츠 스타 중에도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다. 사이코패스의 특징인 천재성, 집중력, 대범함을 활용하여 크게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매그덜린 칼리지의 케빈 더턴 교수는 대표적 성공 사례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꼽는다. 더턴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이코패스가 선택하는 주된 직업은 1위가 기업경영자와 법률가였고, 4위는 외과의사, 8위가 성직자였다.

 

사이코패스보다 더 무서운 소시오패스(sociopath) 1)

소시오패스 역시 정신 장애의 일종으로, 자기의 목적달성을 위해 어떤 나쁜 짓을 저질러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는 유전적 요인유년기 학습요인이 있다. 이들은 주변인들에 대해 기만적이고, 비도덕적이고, 잔혹하고, 무책임하며, 물건을 훔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해도 전혀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히틀러, 스탈린 같은 독재자들이 소시오패스에 해당되는데 통계적으로 100명 중 4명꼴로 나타나며, 전 세계 인구의 4%나 된다. 이들은 스스로 감정조절에 능숙해서 사람과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순수한 사람들의 영혼을 약탈하는 데에 천재적이며 이로 인해 사회에서도 크게 성공하고 주목받는 인물들이 많다고 한다.

 

본성의 근원이 부패한 인간

성경에 보면 이 땅에 사람이 번성하기 시작하면서 하나님께서 사람의 사악함이 세상에 창대해짐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구상이 계속해서 악할 뿐임을 보시고 주께서 땅 위에 사람을 지으셨음을 후회하셨으니, 그 일이 그의 마음을 비통케 하였더라.”(창세기 65, 6, 한글킹)고 하였다. 죄로 말미암아 인간의 본성은 바로 그 근원이 부패하게 되었다.”(2 따라서 사도 바울은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로마서 721)고 고백했다. 대부분의 인간 속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소시오패스적 기질이 잠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것이 인간의 절망의 이유이다.

결국 하나님은 내가 창조한 사람을 지면에서 멸망시키리니, 즉 사람과,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들이라. 이는 내가 그들을 지었음을 후회함이라”(창세기 67, 한글킹)고 하셨다. 결국 인류는 노아 홍수라는 참사를 맞게 된다.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참혹한 기사들을 보면서 누가 세상이 말세임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사도 베드로의 권고는 바로 이때를 위한 것이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베드로전서 47, 8)

타락한 본성의 사악함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열심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

 

1) Ohmynews, 2013.2.14에서 발췌

2) Review and Herald, 1901.4.16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5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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