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지난 9월 27일 토요일 오전, 일본 나가노(長野)현 온타케산(御嶽山·3067m)에는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300여명의 등산객이 몰려들었다. 오전 11시 53분, 갑자기 굉음과 함께 분화가 시작됐다. 산 정상 부근 3~4곳에서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면서 산 정상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화산재는 최고 10㎞ 상공까지 치솟아 항공기들이 비행 루트를 긴급 변경했다.
이 사고로 화산재에 파묻힌 등산객 36명이 의식불명에 빠졌으며 그 중 12명이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43명이 실종됐으며 4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온타케산 분화 이후 일본인들의 관심은 후지산(富士山·3376m)으로 쏠리고 있다. 1707년 분화로 당시 2만여명이 사망했다. 2012년 2월과 지난해 8월 후지산 주변 지진 횟수가 급증한 데다 온타케산이 분화하자 불안감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21세기에 일어난 대형 자연 재해들
지난 2011년 3월 11일에는 미야기 현 센다이 동쪽 179km지점의 산리쿠오키(三陸沖)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초대형 지진으로 인한 지진 해일로 미야기 현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 연안의 도시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후쿠시마 원전이 파괴되었으며, 지진의 영향으로 혼슈가 2.4m 동쪽으로 이동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는 15,878명, 부상자는 6,126명, 실종자는 2,713명이나 되었다. 또한 건물 254,204동이 반파되었고, 129,225동이 붕괴되었으며, 691,766동이 부분 손상되었다. 일본 수상 간 나오토는, “세계 2차 대전의 종결 이후 65년 동안, 이것은 일본에 닥친 가장 거칠고 가장 어려운 재난이자 재앙”이라고 말했다. 1900년 근대적인 지진 진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규모 9.0의 지진은 지금까지 일본을 강타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다섯 개의 지진 중 하나이다.
21세기 들어 최악의 자연재해는 2004년 12월 26일 인도양을 강타한 쓰나미이다. 당시 사망자만 22만6408명에 달했고 1만4천여 명이 실종됐다. 2008년 미얀마 사이클론도 13만6366명의 사망자를 냈고, 같은 해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으로 8만7476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0년 아이티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22만 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수는 30만 명에 달하였다.
일찍이 예수께서 예언하신 “땅에서는 민족들이 바다와 파도의 우는 소리를 인하여 혼란한 중에 곤고하리라”(누가복음 21장 25절)는 말씀이 문자 그대로 이루어졌다.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들
지난 9월, 세계 재난통계 연구센터(CRED: Centre for Research on the Epidemiology of Disasters)에서는 “2013년 연례 재해 통계 보고서(Annual Disaster Statistical Review 2013)를 발행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자연 재해는 홍수재해가 159건(48.2%), 기상학적 재해가 106건(32.1%), 기후학적 재해가 33건(10%), 지구물리학적 재해가 32건(9.7%)이었다.
그리고 2003년에서 2012년까지 일어난 연평균 자연 재해 건수는 388회로,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연평균 106,654명이었고, 이재민수는 연평균 2억1600만 명이었다. 그리고 피해액은 연평균 1억5670만 달러였다.
노르웨이 난민협의회의 국제난민감시센터(IDM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지진, 홍수 등 자연 재해로 집을 잃은 사람은 119개국 2200만 명이다. 이것은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난민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 가운데 87.1%가 아시아 지역민이었다.
대책이 없는 자연 재해
한 통계에 따르면, 1900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리히터 규모 8이상의 강진이 181회 발생했다. 매 16년마다 10회 정도의 강진이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형 자연 재해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여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자연 재해는 인간의 예측을 빗나간다.
2011년 당시, 후쿠시마 일본의 원자로 발전소는 비교적 높은 지진 대처등급을 자랑하고 있었다. 따라서 9.0의 강진은 원자로 발전소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잇따른 쓰나미로 응급전기공급설비가 파괴되면서 냉각수 공급이 차단되자 원자로 온도가 급속히 상승되면서 수소가 폭발하여 핵물질이 유출되었던 것이다.
지난 9월 분화한 온타케산은 1979년 이후 세 차례 분화한 활화산이지만 ‘24시간 감시 시스템’이 설치돼 있어 빠르면 서너 달, 적어도 수 시간 전에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믿어 왔다. 실제 2000년 3월 홋카이도 우스산(有珠山) 분화 때는 143시간 전에 주민 1만명을 대피시켜 세계 최고 수준의 분화 예측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엔 완벽한 실패였다. 기상청은 “마그마(용암)가 직접 분출하는 마그마 폭발과 달리 이번 폭발은 마그마가 지하수를 가열해서 발생한 ‘수증기 폭발’이어서 예측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일찍이 이사야(c.745~c.686B.C.에 활동한 유다의 선지자)는 “땅이 옷 같이 해어지며 거기에 사는 자들이 하루살이 같이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인간이 온갖 대비를 갖춘다 해도 거대한 자연 재해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무력한 존재임을 확인하게 된다.
인류의 희망은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극적인 반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은 일어나 머리를 들 때이다.
“사람들이 세상에 임할 일을 생각하고 무서워하므로 기절하리니 이는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겠음이라 그 때에 사람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 이런 일이 되기를 시작하거든 일어나 머리를 들라 너희 구속이 가까왔느니라 하시더라”(누가복음 21장 26-28절)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4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