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을 알리는 일곱 나팔
일곱 천사가 나팔을 받다
“일곱 인(印)”의 환상이 끝나자 요한의 시야에 하나님의 보좌가 나타났다. 하나님께서는 보좌 앞에 서 있는 일곱 천사들에게 나팔을 하나씩 나누어 주셨다(요한계시록 8장 2절). 요한은 긴장했다. 나팔은 대부분 경고와 심판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그때 금향로를 든 천사가 나타나더니 향연(香煙)에 성도들의 기도를 담아 금향단에 내려놓자, 기도가 향연을 타고 하나님께로 올라갔다. 요한은 즉시 “일곱 나팔”의 환상이 “일곱 교회”, “일곱 인”과 마찬가지로 은혜의 시기가 끝나기 전에 성취될 사건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구약의 상징적인 지상성소는, 예수께서 승천하신 후 하늘 원형성소에서 그의 백성들을 위해 끊임없이 봉사하시는 중보사역을 상징하기 때문이다(히브리서 8, 9장 참고).
요한이 지켜보고 있을 때, 천사가 향단에 있는 불을 향로에 가득 담아 땅에 던지자, 천둥과 번개와 지진이 일어나며, 큰 소리가 땅을 뒤덮었다. 그러자 일곱 천사가 나팔을 불 준비를 하는 것이 보였다.
하나님의 심판의 원칙들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불순종하는 자들을 심판하시는 3가지 방식을 보여준다. 첫째는 우리의 불순종과 방종을 “내버려 두심”(로마서 1장 24, 26, 28절)으로 그 결과를 당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는 우리의 원수들로 우리를 벌하게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자 하나님은 앗시리아를 “진노의 막대기”(이사야 10장 5절)로 삼아 벌하셨다. 그러나 앗시리아가 이스라엘을 벌할 때 나타낸 잔혹성 때문에, 하나님은 바벨로니아를 통해 앗시리아를 처벌하셨다. 셋째는 마지막으로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지구 전체를 불사르게 하는 것이다(요한계시록 20장 9~11절). 그리고 또 다른 심판 원칙 중의 하나는 하나님의 백성들로부터 심판을 시작하는 것이다(에스겔 9장 6절; 베드로전서 4장 17절).
네 천사가 나팔을 불다
첫 번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요한계시록 8장 7절),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땅으로 쏟아졌다. 그러자 땅의 3분의 1이 불타고, 모든 나무의 3분의 1과 풀들이 다 타 버렸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거절한 예루살렘과 유대민족이 받게 될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한다. “우박”과 “불”은 “뇌우”와 마찬가지로 전투에 대한 시적 묘사이다. “나무”와 “풀”은 자주 하나님의 백성을 나타냈다(이사야 44장 4절; 예레미야 11장 16절). 이후 자주 등장하는 “~의 3분의 1”은 국가나 그 수도(유대와 예루살렘처럼) 혹은 어떤 종교나 그 종교의 중심지(유대교와 예루살렘 성전처럼) 등을 상징한다. 그리스도를 거절한 유대는 서기 70년 로마에 의해 멸망하고 예루살렘이 파괴되었다.
두 번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8장 8, 9절), 불타는 큰 산과 같은 것이 바다로 떨어져 바다의 3분의 1이 피가 되었다. 바다 속 생물의 3분의 1이 죽고, 배의 3분의 1도 파손되었다. 이것은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로마에 대한 심판을 상징한다. 요한계시록에서 “바다”는 “백성과 열국과 방언”(17장 15절)을 상징한다. 바다 속 생물과 배는 사람들과 그들의 물질적인 소유를 의미한다. 주후 378년부터 게르만 족은 로마를 유린하여 476년 서로마를 멸망시켰다.
세 번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8장 10, 11절), 횃불처럼 타고 있던 큰 별 하나가 하늘에서 떨어져 강의 3분의 1과 샘들을 뒤덮었다. 그 별의 이름은 쑥이었는데, 그로 인해 물의 3분의 1이 쓰게 되어, 그 쓴물을 마신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것은 교회가 점차 오류로 오염되는 모습을 상징한다. “큰 별”은 사단을 의미하며, 그는 반역으로 하늘에서 땅으로 쫓겨났다(요한계시록 12장 7~9절). “쑥”은 사단이 가진 독성을 의미한다. “물샘”은 식수의 원천이며, 예수께서는 “생명수 샘물”(요한계시록 21장 6절)을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주후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되고, 380년 테오도시우스 황제에 의해 기독교가 로마 국교가 되었다. 그러나 교회는 독성이 있는 사단의 오류로 그 샘물이 오염되었으며, 그 결과 백성을 교화시킬 힘을 상실하였다.
네 번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8장 12절), 해와 달과 별의 3분의 1이 어두워졌다. 이로 말미암아 낮의 3분의 1이 빛을 잃었다. 이것은 중세교회가 오류로 말미암아 흑암에 빠진 것을 상징한다. 첫째와 둘째 나팔, 셋째와 넷째 나팔은 각기 짝을 이룬다. 첫째 나팔은 로마가 유대를 유린하고, 둘째 나팔은 게르만이 로마를 유린한다. 셋째 나팔은 오류가 하나님의 지상 교회를 오염시키고, 넷째 나팔은 오류가 그리스도의 하늘성소 봉사를 퇴색시킨다. 중세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계속적인 봉사 곧 “타미드”(시조, 2009년 6월 호 참고)를 면죄부 판매, 고해성사, 고행의 관습들로 대체했고, 그 결과 하늘의 “빛”이 “어두워”졌다.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
요한이 네 나팔의 의미를 생각하고 있을 때, 독수리 한 마리가 공중을 날며 외쳤다. “화, 화, 화가 있으리로다 이 외에도 세 천사의 불 나팔 소리를 인함이로다”(요한계시록 8장 13절)
처음 네 나팔도 적잖은 두려움을 일으켰다. 나머지 세 나팔이 화(禍, 재난)라면 얼마나 가공할 일들이 세상에 닥칠 것인가! 요한은 두려움에 떨었다.
다섯 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9장 1~11절) 하늘에서 떨어졌던 “별” 곧 사단이 열쇠로 무저갱(밑이 없는 구덩이)을 열었다. 그러자 그 구덩이에서 짙은 연기가 올라오고, 그 사이로 전갈처럼 쏘는 독을 가진 메뚜기 떼가 나와 온 땅에 퍼졌다. 그들의 왕은 히브리어로 “아바돈”이라 했는데 “파괴자”라는 뜻이다.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9장 12~21) 두 번째 화가 뒤따랐다. 요한이 들으니 “금향단”에서 한 음성이 말하기를 “큰 강 유브라데에 결박한 네 천사를 놓아주라”고 하였다. 그 네 천사는 사람(인류) 3분의 1을 죽이기 위해 준비된 자들이었다. 그때 요한의 시야에 갑자기 네 천사가 사라지고 2만만(2억)이나 되는 마병대가 나타났는데, 그 말들의 입에서 불과 연기와 유황이 뿜어져 나왔다.
종교 개혁자 말틴 루터, 전천년설을 부흥시킨 케임브리지 대학 조셉 미드 교수, 만유인력으로 유명한 과학자 아이삭 뉴튼 등 많은 주석가들은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을 이슬람 세력의 발생과 발전으로 해석하였다.
아라비아는 사막 때문에 무저갱으로 불리웠고, 여기서 발생한 이슬람은 마치 연기처럼 퍼져나갔다. 다섯째 나팔은 이슬람의 침략으로 로마교회와 콘스탄티노플 교회가 고통받는 모습을 상징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풀이나 푸른 것이나 각종 수목” 즉 하나님의 백성은 해하지 못하게 하셨다(9장 4절). 만일 서기 732년 뚜우르 전투에서 샤를르 마르텔이 이끄는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을 저지하지 못했다면, 오늘날 유럽은 대부분 이슬람 국가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여섯째 나팔은 오토만 투르크(Othoman Turk)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정복당한 것을 상징한다. 말들의 입에서 나오는 연기와 2만만(2억)이란 숫자는 오토만 투르크족의 기병들이 사용한 화약총과 그들의 무수한 숫자를 상징하는데 적절한 표현이다.
이슬람 세력은 중세의 암흑시대 동안 타락한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였다. 뿐만 아니라 이슬람은 개신교 종교개혁의 성공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신실한 로마 가톨릭 교도였던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카알 5세는, 종교개혁을 저지하기를 원하였으나 콘스탄티노플의 함락과 오토만 투르크의 침공 때문에 개신교 세력과 정면으로 싸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한 역사가는 “만약 투르크의 세력이 없었다면 개신교도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Kenneth Oster, Islam Reconsidered, p.72).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10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