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 2
빌라델비아 교회 시대(1798~1844년, 재림운동시대)
이 시대는 나폴레옹의 프랑스 혁명으로 교황청이 상처를 입은 1798년부터 윌리엄 밀러에 의한 재림운동(Millerite Movement)이 일단락된 1844년까지의 교회를 묘사한다. 예수께서는 이 시대를 가리켜 “네가 적은 능력을 가지고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치 아니하였”(요한계시록 3장 8절)다고 칭찬하셨고, “내가 속히 임하”(11절)겠다고 말씀하셨다.
1740년, 영국 국교회(성공회)의 젊고 경건한 요한 웨슬리(John Wesley, 1703~91)가 감리교회를 창설했고, 그의 영향으로 영국에서는 복음적 대각성운동이 일어났다. 웨슬리의 친구인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 1714~1770)의 설교는 1740년대 미국 뉴잉글랜드에 대각성 운동을 일으키는데 기여했고, 그 결과 회중교회와 장로교회가 크게 부흥하였으며, 오늘날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신도를 자랑하게 된 침례교회(Baptist Church)가 설립되었다.
특히 침례교회의 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 1782~1849)는 1816년에 회심을 경험한 후 성경 연구에 전념하여 1818년에 이르러 예수님의 재림이 당시 알려진 것처럼 천년기 이후가 아니라 이전에 있으며, 다니엘서 연구를 통해 1844년 경 예수께서 재림하실 것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는 견딜 수 없는 사명감 때문에 1831년부터 이것을 대중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즉시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1833년 침례교 목사로 인준을 받았으며, 1835년에는 초교파적 목사로서 신임서를 받았다. 다니엘서의 예언들에 기초한 밀러의 가르침은 각 교회들로부터 대대적인 호응을 얻어, 이름이 확인된 숫자만도 174명이나 되는 목사들이 재림운동의 지도자로 참가했는데, 그들 중에는 감리교와 침례교, 개혁교회, 퀘이커교 출신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밀러는 이들과 함께 13년간(1831~1844)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임박한 재림을 전파한 결과 13만5천 명으로 추산되는 재림신자들의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기대는 대 실망으로 끝났지만, 이 운동의 결과 성경적인 전천년설이 교회 안에 확립되고, 후일 재림의 시기 문제를 성경적으로 극복하면서 일어난 제칠일안식일 예수재림교회는 임박한 재림에 대한 신앙적 열정으로 오늘날 유엔(UN)이 집계한 230개국 중 201나라에 복음을 전파하였다.
라오디게아 교회 시대(1844~재림, 종말시대)
이 시대는 윌리엄 밀러의 재림운동이 일단락되었던 1844년부터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세상에 존재할 마지막 교회를 묘사하고 있다. 예수께서는 이 시대에 대하여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더웁지도 아니하”(요한계시록 3장 15절)다고 책망하신다. 또 이 시대는 부유하고 부족한 것이 없다고 자부하나 예수께서는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17절)한다고 지적하면서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18절)고 권고한다.
라오디게아 시대에는 교리적인 문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예수께서 주의를 요청하신 문제는 미지근함이다. 외적으로 자랑할 것이 많고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 내면은 그리스도의 정신이 결여된 종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빌라델비아 시대가 끝나는 19세기 중엽 이후에도 그리스도교는 전체적으로 볼 때 여전히 정력적이며 활력이 넘쳤다. 선교사업은 더 확장되었다. 새로운 열성적인 교단들이 발족하였다. 엄청난 자금이 자선활동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기독교의 무게 중심이 서구(西歐)에서 비(非)서구로 이동했다. 20세기 초에는 유럽인들이 세계 기독교 인구의 71%를 차지했으나, 20세기 말에는 28%로 감소했다. 서구 교회는 갈수록 교회 출석률이 떨어져 영국의 경우, 한 때 국민의 60~70%를 넘었던 출석 기독교인 수가 이제는 5% 이하로 줄었다.
비서구 기독교의 약진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1960년에 10만개의 교회가 있었는데 2000년에는 67만개로 급증하였다. 아프리카에서는 1960년에 12만개의 교회가 있었는데 2000년에는 57만개로 증가하였다.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1960년에 3만5천개의 교회가 있었는데 2000년에는 26만개로 급증하였다. 중국 교회는 1949년에 70만의 기독교 인구가 있었으나 지금은 수천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 교회도 1960년 개신교인 숫자가 60만 명이었으나 현재는 860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그렇다면 21세기 세계 교회의 현실은 어떠한가? 미국 리젠트 대학교 선교학 교수인 데이비드 배럿과 미국 세계복음주의 리서치센터의 토드 존슨 박사가 발표한 “2009 세계 선교통계”에 따르면, 2009년 전 세계 인구는 약 68억 명이고, 이중 기독교인구(가톨릭, 개신교, 정교회 등 포함)는 약 22억 명에 이른다. 이는 세계 인구의 39%로 하루 82,000명 씩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인구 중 가톨릭은 11억(48%), 개신교가 3억9천(17%), 독립교회는 4억2천 명(18%)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기독교 인구 중 2,149,761,000명은 미 등록교인으로 명목상 그리스도인이며, 기독교인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기독교인은 유럽, 캐나다, 미국 등에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실제적인 교회 출석자는 259,369,000명에 불과하다.
기독교의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먼 것과 벌거벗은 것”은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08년 11월 20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는 “2008 한국교회의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처음 실시한 한국 개신교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신뢰한다가 18.4%, 보통이 33.3%, 신뢰하지 않는다가 48.3%로, 5점 척도로 평가한 평균 점수는 2.5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신뢰지수가 90점 만점에 40.95점에 불과한 것으로 학점으로 치자면 D+를 겨우 벗어나 C-를 기록한 것이다.
비기독교인들의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시민단체 50.3%, 없음 19.2%, 개신교회 12.1%, 언론기관 9.2%, 사법부 8.1%, 국회 1.1%로 나타났다. 호감을 가지고 있는 종교는 불교 31.5%, 가톨릭교 29.8%, 기독교 20.6%, 없음 15.0%, 유교 2.5% 등이다.
라오디게아 시대 교회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처방을 제시하신다. “금”은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갈라디아서 5장 6절)이다. 교회의 영적 부요함은 교인수나 헌금액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다. “흰 옷”은 “그리스도의 의”(갈라디아서 3장 27절)이며, 그것은 “성도들의 옳은 행실”(요한계시록 19장 7절)로 나타난다. “안약”은 “성령”(요한복음 16장 8~10)을 의미한다. 성령은 교회로 하여금 눈을 열어 자신의 참 상태를 보게 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오디게아 교회는 희망적이다. 예수께서 “문밖에 서서 두드리”고 계시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삶에 온전히 모시어 들이기만 한다면, 그가 우리를 그의 삶 속으로 맞이하여 영생을 얻게 할 것이다. 그분은 그을음 투성이인 라오디게아 교인들을 하늘의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다니엘서 12장 3절)게 만들 것이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09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