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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 1

 

요한의 첫 번째 성령의 감동

요한의 눈의 초점이 흐려졌다. 성령에 감동된 것이다. 그의 눈앞에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선과 악의 긴 싸움이 펼쳐졌다. 장면은 가끔 지상에서 하늘로, 또 하늘에서 지상으로 옮겨갔다. 요한은 하늘 천사들이 부르는 찬양과 어린양 곧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증거하는 말씀으로 승리한 사람들이 빛나는 유리 바다 같은 곳에서 승리의 노래를 부르는 광경도 보았다. 요한은 그의 시대와 미래에 사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들 앞에 놓인 위험과 투쟁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가 본 내용들을 기록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계시를 기록하다

요한은 그가 본 내용들을 파피루스라는 종이에 기록했다. 이 종이는 갈대과 식물인 파피루스(papyrus)로 만든 것으로,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2000년부터 종이를 만드는데 사용했다. 기원전 200년에서 양피지로 대체된 서기 400년까지 파피루스는 그리스-로마 세계의 보편적인 문방구였다. 제작방법은 파피루스를 약 40센티미터 정도로 자른 다음 속대를 가늘게 쪼개 가로 세로로 겹쳐 놓고 천을 덮은 다음 방망이로 두드리면 섬유질이 으깨지면서 서로 붙게 된다. 건조 후 조개나 돌 또는 상아 조각으로 광택을 낸 후 종이로 사용하였다. 완성된 파피루스는 세로 23~28, 가로 12~23센티 정도인데, 두루마리는 파피루스 20개를 이어서 만든 것이 표준 규격이다. 이 두루마리를 그리스어로 ''이라는 의미를 가진 '비블로스' 또는 '비블리온'이라고 불렀는데, 거기서 성경을 가리키는 '바이블'(Bible)이라는 단어가 파생되었다.

요한은 램프 검댕을 모아 고무용액을 섞어 잉크를 만들고, 나뭇가지를 끝을 깎아 붓으로 만들어 그가 본 계시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

먼저 요한은 예수님의 지시에 따라 일곱 교회에 보내는 편지를 썼다. ‘일곱 교회는 일차적으로 당시 소아시아에 실존했던 일곱 교회를 의미한다. 그러나 과학자 아이삭 뉴튼(Isaac Newton)경을 비롯해 많은 주석가들은 일곱 교회, 교회의 미래 역사에 나타날 일곱 시대를 예표한다고 생각했다. 실제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 ‘일곱 인’, ‘일곱 나팔은 초대교회로부터 세상 종말까지 그리스도의 교회가 겪게 될 각기 다른 경험들을 반복해서 진술하고 있다. 이러한 패턴은 다니엘 2, 7, 8장이 거의 같은 기간을 반복해서 진술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다니엘서 8장의 진술이 9장에서 확대되고 해석되는 것처럼, ‘일곱째 나팔의 전반부는 요한계시록 121절부터 154절에서 확대되고, ‘일곱째 나팔의 후반부는 16장에서 확대된다. 여기서는 일곱 교회의 예언적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에베소 교회 시대(31~100, 사도시대)

에베소 교회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31년부터 사도 요한이 사망할 무렵인 100년까지의 교회를 묘사하는데 적절하다. 이 시대에 교회는 선한 행위와 인내, 그리고 거짓 교사들을 물리친 일로 칭찬을 들었다. 여기 지적된 니골라당은 영지주의(Gnosticism)의 한 분파로 육신의 행위가 영혼의 순결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믿고, 십계명의 일부를 범하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 요한은 요한124절에서 (예수)를 아노라하면서 십계명을 범하는 자들은 누구나 거짓말 하는 자라고 지적하였다. 초대교회는 이 가르침을 성공적으로 물리쳤다.

그러나 에베소 교회는 첫 사랑을 버렸다는 책망을 들었다. 바울은 에베소서 52절에서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고 권고하였다. 초대교인들은 하나님을 처음 사랑했을 때의 그 열렬함과 교인들 간에 나누었던 다정스러움을 많이 상실하였다. 예수께서는 사랑의 상실을 가장 큰 죄로 간주하셨다. 그리고 간곡히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요한계시록 25)고 권고하셨다.

 

서머나 교회 시대(100~313, 박해시대)

서머나 교회는 마지막 사도 요한이 사망할 무렵인 100년부터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313년까지의 교회를 묘사하는데 적절하다. 예수께서는 네 환난과 궁핍을 아노니”(요한계시록 29)라고 말씀하셨다. 도미티아누스(81~96)를 비롯해, 트라야누스(98~117), 아우렐리우스(161~180), 막시미누스(235~238), 발레리아누스(253~260) 등에 의해 지속적인 박해가 가해졌다. 특히 디오클레시안(284~305)10일 환난(실제 10, 303~313)의 주인공이다. 그는 모든 교회를 헐고 지도자를 체포했다. 이 교회는 책망이 없다. 물론 이 기간에 몇 가지 중요한 탈선이 있었지만 예수께서는 이 교회가 시련 속에서 견지한 믿음을 더 중요하게 보셨다.

 

버가모 교회(313~538, 타락시대)와 두아디라 교회 시대(538~1517)

버가모와 두아디라 교회는 기독교가 공인된 313년부터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1517년까지의 교회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 두 기간을 대표하는 교회는 로마교회이다. 버가모 시대에는 니골라 당과 발람의 교훈을, 두아디라 시대에는 이세벨을 용납하였다고 지적한다. 이것들은 모두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기독교의 배도를 나타내는 상징들이다. 기독교 역사에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로마 제국의 기독교화 과정과 중세시대를 거치면서 기독교가 크게 타락한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두아디라 교회 시대에 대해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요한계시록 219)라고 칭찬하셨다. 이것은 로마교회가 병원, 고아원, 학교, 선교사업에 경이로운 업적을 남긴 것은 가리킨다. 중세교회는 성경, 십자가, 그리스도의 제사장직도 부정하지 않았다. 문제는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자리를 사람으로 대치시킨데 있다. 성경의 진리가 교회 전통에 의해 퇴색되고, 개인이나 성자들의 뛰어난 공로가 기독교 신앙의 또 다른 기초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에 가장 불행한 영향을 끼쳤다.

 

사데 교회 시대(1517~1798, 종교개혁시대)

사데 교회는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1517년부터 교황권 세력이 프랑스 혁명군에 의해 상처를 입은 1798년까지의 교회를 묘사한다. 이 시대를 가리켜 예수께서는 네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요한계시록 31)라고 말씀하셨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기독교에 새로운 출발점을 가져왔다. 성경의 중요성이 크게 인정되고, 교육도 신장되었다. 죽은 자들을 위한 미사를 위해 사제들에게 지불되던 많은 자금들이 구제사업에 투자되었다. 수도사들은 수도원을 나와 세상에서 직업을 구했고, 사제들, 수도승들, 수녀들의 결혼이 장려되었다. 가정에서 가장들이 직접 예배를 인도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이 일어났다. 복음은 사람을 구원하는 능력으로서가 아니라 교리로 취급되었고, 성경은 일종의 신학적 무기 창고로 변했다. 각 교파들은 로마교회에 버금가는 교리적 신조들을 갖추면서 냉랭하고 형식적인 교회가 되었다. 종교개혁 제2의 지도자였던 칼빈의 후예들도, 부활과 재림신앙을 거부하고 합리주의자가 되면서 계몽시대(Enlightenment)가 전개되었다.(다음 호에 계속)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0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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