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으로 예언된 세상의 미래
잃어버린 꿈을 찾다
“여기가 어디지?”
눈을 떴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슴푸레 창문이 보였다.
“아, 꿈이었구나.”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던 다니엘은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외쳤다.
“왕의 꿈이잖아!”
느부갓네살 왕이 잊어버린 그 꿈이었다. 장면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갑자기 숨이 가빠졌다. 다니엘은 침상을 박차고 일어나 두 손을 치켜들고 부르짖었다.
“지혜와 권능이 하나님의 것이니 그의 이름을 찬양하라!”
그리고 침대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내 조상의 하나님, 주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우리가 주께 구한 것을 주시고 왕의 일을 우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내게 지혜와 능력을 주신 주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기도를 마친 다니엘은 급히 옷을 챙겨 입고 경호대장 아리옥의 집으로 달렸갔다.
잃어버린 꿈을 말하다
“경호대장님, 박사들을 죽이지 마십시오. 왕의 꿈을 알아냈습니다. 빨리 왕을 뵙게 해 주십시오.”
아리옥은 급히 다니엘을 왕에게 데려갔다.
“네가 정말 나의 잊어버린 꿈과 그 해석을 알아냈단 말이냐?”
“폐하께서 물으신 그 은밀한 일은 어떤 지혜자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옵니다. 지난 밤 하늘의 하나님께서 저에게 그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날 밤, 폐하께서 자리에 누워 미래를 생각하실 때에 하나님께서 장래 일어날 일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다니엘은 왕의 꿈을 말하기 시작했다. 느부갓네살 앞에 크고 번쩍이는 신상이 나타났다. 왕의 눈은 먼저 금으로 만들어진 신상의 머리로 향했다. 조금 내려오자 가슴과 팔은 은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배와 넓적다리는 놋쇠, 종아리는 철, 그리고 발은 얼마는 철, 얼마는 진흙으로 되어 있었다.
급한 바람소리에 왕은 고개를 들었다. 공중에서 돌 하나가 날아오고 있었다. 왕은 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 돌이 신상의 발을 치자 진흙과 철과 놋쇠와 은과 금이 다 부서져 바람에 날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돌은 점점 커져 태산을 이루어 온 세상에 가득하였다.
꿈을 해석하다
“오! 내가 잊어버린 꿈이로다. 놀랍도다. 계속하라.”
왕은 흥분하여 재촉했다.
“이제 해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금으로 된 머리는 폐하를 의미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신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빌로니아로부터 세상 종말까지 인류의 역사를 생생하게 묘사한 예언 도표였던 것이다.
신상의 금 머리는 느브갓네살이 다스리는 신(新)바빌로니아(605-539 BC)를 상징했다. 그는 아모리 왕 함므라비(Hammurabi, 1728-1686 BC) 대왕의 영광이 서려있는 옛 터전 위에 바벨론을 건설했다. 그 성은 각각 이중으로 된 내성(內城)과 외성(外城), 그리고 해자(垓字)로 둘러싸인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그러나 다니엘은 바벨론이 멸망하고 다른 나라가 일어날 것을 예언했다.
“왕의 후에 왕만 못한 다른 나라가 일어날 것입니다.”
기원전 562년, 느부갓네살이 사망하자 바빌로니아는 급속히 쇠퇴하였다. 그리고 메디아-페르시아(539-331 BC)가 부상했다. 페르시아의 국부(國父) 키루스(Cyrus, 성경의 고레스)는 기원전 550년 종주국(宗主國)인 메디아를 타도하여 독립한 후, 기원전 539년 바벨론을 정복했다. 그러나 페르시아도 영원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 다음에 놋쇠로 된 세 번째 나라가 온 땅을 다스릴 것입니다.”
야완(Yawan, 창 10:2)의 후손인 그리스(331BC-AD168)의 알렉산더 대왕은 헬라문명의 화신(化身)이 되어 삽시간에 근동을 제패했다. 그러나 그리스도 네 번째 나라에 무릎을 꿇었다.
“네 번째 나라는 철같이 강할 것입니다.”
기원전 323년 6월 13일, 알렉산더가 후계자를 남기지 못하고 33세에 요절(夭折)하자, 군웅(群雄)이 할거하는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때 저 멀리 서편 이탈리아 반도에서 라틴민족이 지중해 세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기원전 168년 6월 22일, 마침내 로마(AD 168-476)는 그리스를 정복하고 철의 시대를 열었다. 로마는 당대의 모든 문명 세계 즉 지금의 남부유럽과 프랑스, 잉글랜드, 네덜란드의 대부분, 스위스, 그리고 남부 독일과 헝가리, 터어키, 그리스, 소아시아 전역과 아프리카를 정복했다.
“발과 발가락이 쇠와 진흙으로 되어 있는 것은 이 나라가 나뉠 것을 의미합니다.”
서서히 철의 강도(强度)를 잃어가던 로마는 기원후 395년 데오도시우스 대제(Theodosius the Great)의 사망 후 동서로 나누어졌다. 그리고 476년, 헤룰리(Heruli)의 용병대장 오도아케르(Odoacer)에 의해 아우구스툴로스가 폐위된 후 로마는 게르만 족에 의해 지금의 유럽국가들로 나누어졌다.
신비한 돌의 정체
“신상을 부순 돌은 하늘의 하나님이 세우실 나라이며, 그 나라만이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돌이나 바위는 자주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바울은 구약에 묘사된 바위(반석)을 가리켜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고전 10:4)고 하였다. 이사야는 “귀한 기초돌”(사 18:16)에 대해 말했는데, 예수께서는 자신을 가리켜 “모퉁이의 머릿돌”(눅 10:17)이라고 말하고, “무릇 이 돌 위에 떨어지는 자는 깨어지겠고 이 돌이 사람 위에 떨어지면 저를 가루로 만들어 흩으리라”(눅 20:18)고 하셨다.
이 돌이 다니엘이 설명한 초자연적인 돌이다. 예수께서는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마 25:31)으리라고 하셨는데, 그것은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 건설된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한다.
이 신비한 돌(a mystic stone)의 출현은 두 가지 역사(歷史)를 이룬다. 하나는 파멸시키는 돌(a destroying stone)로서 인간의 모든 공적을 겨같이 날려버린다. 다른 한편으로는 회복시키는 돌(a restoring stone)로서 인간의 폐허 위에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을 회복시킨다.
느부갓네살의 꿈은 지난 2600여 년 동안 한 치도 틀림없이 성취되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돌의 출현, 곧 예수님의 재림 또한 틀림없이 성취될 것이다. 그 돌이 나를 파멸시킬지 혹은 회복시킬지는 오직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오래 전 모세는 이렇게 외쳤다.
“내가 오늘날 천지를 불러서 너희에게 증거를 삼노라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 말씀을 순종하며 또 그에게 부종하라”(신 30:19, 20) (다음 호에 계속)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09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