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1.12.12 12:19

우화의 강

조회 수 417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우화의 강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지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마종기 / 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1 정말 회개했을까 로뎀 2022.06.06 908
300 미국을 울린 아빠의 글 file 로뎀 2022.05.27 1506
299 사춘기 아이 존중하는 법 로뎀 2022.04.17 3104
298 낙화 로뎀 2022.04.13 3643
297 자연은 여전하다 로뎀 2022.04.11 3505
296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괴로운 이유 로뎀 2022.04.08 3678
295 가장자리 예찬 로뎀 2022.04.03 3471
294 살다 보면 로뎀 2022.03.26 3996
293 사람이 괴로워 하는 것은 로뎀 2022.03.20 4059
292 진정한 사랑의 조건 로뎀 2022.03.09 4065
291 잔소리는 곡선으로 로뎀 2022.03.09 3906
290 행복의 비결 로뎀 2022.03.08 3969
289 가시 사이에서 피어나는 것 로뎀 2022.03.08 3907
288 넘어졌을 때 먼저 탓하는 것 로뎀 2022.03.08 4143
287 죄는 처음에는 손님이다. 로뎀 2022.03.08 4198
286 사람은 어른이 되지 않는다 로뎀 2022.03.08 4064
285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로뎀 2022.03.08 3960
284 이미 지나간 일로 지금을 망치지 말라 file 로뎀 2022.02.25 4214
283 새와 백합은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file 로뎀 2022.02.17 4260
282 인생이란 로뎀 2022.02.09 3993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3 Next
/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