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 성행하는 시대의 낭보
예수께서는 종말의 징조를 묻는 제자들에게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고 말씀하시고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말세의 극심한 고통을 예고한다.
작년에 경찰청은 전년도 전국 범죄 발생 평균빈도를 분석한 “2000년 범죄시계(crime clock)”를 발표하였다. 살인은 9시간18분마다, 강도는 1시간36분마다, 강간은 1시간17마다, 절도는 3분마다, 폭력범죄는 1분 35초마다 1건씩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발생한 범죄는 모두 1백73만여 건으로 10년 전(91년)에 비해 46.7%나 증가했으며, 특히 살인, 강도, 강간, 절도, 폭력 등 주요 민생침해 범죄는 10년 전보다 무려 95.2%나 늘어난 52만 건에 달했다고 한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불법이 성”한 시대이다.
이 말씀을 하신 후 “끝까지 견디라”고 하신 것은 이 고통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을 예고하신 것이다. 그러나 비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어서 예수께서는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마 24:14)고 하셨다. “난리와 난리 소문을 듣겠으나 너희는 삼가 두려워 말라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 끝은 아직 아니니라”(마 24:6)고 말씀하신 것과 비교해 보면, 복음의 세계적 전파는 가장 최종적인 종말의 징조이며,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멸망보다 구원에 관심을 가지고 계심을 보여준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United Bible Societies)의 발표에 따르면, 2001년 12월말 현재, 성경이 번역된 언어의 수가 2,287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것은 2000년말보다 24개 언어가 늘어난 것으로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6,528개의 언어 중 35%를 차지한다. 이것은 성경 번역율이 전세계 언어의 3분의 1 정도임을 나타낸다. 그러나 성경이 번역되지 않은 나머지 65%의 언어는 전세계 인구의 약 5% 가량의 소수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이며, 실제 전세계 인구의 약 95%는 자국어로 된 성경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브리테니커 백과사전 연감에 따르면, 기독교가 전파된 나라수는 독립국과 비독립지역을 포함하여 244개국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국가에 복음이 전파되었다. 이것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종말의 가장 마지막 징조가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헬라인들은 역사를 소위 “순환적 견해”를 가지고 바라보았다. 따라서 그들은 역사 자체를 어떤 목적이나 목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기독교는 역사를 “직선적 견해”를 가지고 바라보게 하며,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좌우에 “이미”와 “아직”이라는 시간들이 존재함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시대적 징조들은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조금씩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거의 끝 지점에 와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분명히 고통과 파멸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성경 예언은 절망대신 희망을 말한다. “이런 일이 되기를 시작하거든 일어나 머리를 들라 너희 구속이 가까왔느니라”(눅 21:28). 이 낭보는 요즘과 같이 어두운 세상에서도 여전히 소망을 말할 근거가 된다. 분주한 세상이지만 가끔 한번씩 머리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자.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시조, 2002년 6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