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의 영성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 25:40)
예레미야 스티펙 목사님은 새로 부임하는 교회 앞에서 노숙인으로 변장해 주변을 어슬렁거렸습니다. 교회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예배 시간이 되어 맨 앞자리에 앉았지만 안내 집사들의 저지를 받고 맨 뒷자리로 옮겨야 했습니다. 이윽고 새로 부임한 목사님을 소개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티펙 목사님은 노숙인 차림 그대로 강단에 올라갔고 교인들은 경악했습니다. 그는 곧장 마태복음 25장을 펴고 “양과 염소의 비유”를 읽었습니다.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45절).
스티펙 목사님은 이날 자신이 겪었던 것을 말하면서 “오늘 아침 교인들이 모이는 것을 봤습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아니었습니다. 세상에는 교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자는 부족합니다. 여러분은 언제 예수의 제자가 될 것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교인들은 대부분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고, 심지어 흐느껴 울면서 회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몇 개의 스토리가 짜깁기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납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당신이 믿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이웃과 함께 그리고 옆에서 사는 것이다.”
엘렌 G. 화잇은 양과 염소의 비유를 언급하면서 “그리스도께서는 그 판결이 한 가지 점(one point)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민족들이 그리스도 앞에 모일 때에 두 부류로만 나누어질 것이며 그들의 영원한 운명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가난하고 고통 받는 자들을 도와주었느냐 또는 도와주지 않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소망, 637)이라고 하였습니다.
만물은 주기 위하여 받도록 창조되었습니다. 공중의 새나 땅 위의 동물이나 온갖 수목과 풀잎사귀도 다 봉사하고 있습니다. 바다도 물을 받아들이지만 증발하여 다시 비가 되어 땅을 적시고 곡식을 싹트게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이기적인 마음 외에는 자기를 위하여 사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소망, 20).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현명한 섭리로써 가난한 자들을 언제나 우리 곁에 두셨다. 우리는 세상에서 갖가지 궁핍과 고난을 목격하면서 시험을 받고 입증을 받으며 그리스도인 품성을 계발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인다. 그분은 우리에게서 그리스도인 동정과 사랑을 발휘하게 하고자 가난한 자들을 우리 가운데 두신다”(3증언, 391).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