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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3 12:26

분노 다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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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필자가 전에 각종 잡지에 쓴 것이나 설교문을 옮긴 것입니다.

 

분노 다루기
 

모처럼 남편이 일찍 귀가했다. 오랜만에 남편과 단란한 저녁 시간을 보낼 기대로 아내의 마음은 부풀어 올랐다. 주방으로 달려간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찌개를 끓여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대강 설거지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와 보니 남편은 느긋하게 누워 TV를 보고 있었다. 아내는 그동안 남편이 회사일로 신경을 쓰는 눈치여서 미루어 두었던 이야기들을 주섬주섬 꺼내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남편은 자상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러다가 시댁문제를 꺼낸 것이 문제였다. 아내는 이 참에 시댁문제로 상한 감정을 위로받고 싶었다. 그러나 남편은 모처럼 일찍 들어와 쉬고 싶은데 또 골치아픈 문제를 꺼내는 아내 때문에 화가 났다. 평화롭게 시작되었던 저녁은 결국 싸움으로 끝났다.

■ 부부대화와 분노
국어사전은 ‘대화’를 ‘서로 마주 대하여 이야기함, 또는 그 이야기’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전적 정의대로라면 인생에서 쉬운 것이 대화 아닌가. 마주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스개 말로 부부대화란 ‘부부가 대놓고 화를 내는 것’이라고 한다. 부부라는 편안함 때문인지 부부간에는 감정 조절이 쉽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부간 분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부부대화를 ‘부부가 대놓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대놓고 화해하는 것’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인가.

1. 분노의 본질을 직시하라.
1세기 경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투스(Epictetus)는 ‘사람의 마음을 혼란시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그들의 판단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잔소리를 하는 아내 때문에, 혹은 내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남편 때문에 좌절감과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분노로 이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나를 부당하게 대한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일로 인하여 울화를 일으키고 그로 인하여 부부관계를 손상시킨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2. 생각의 경로를 바꾸라.
분노는 ①사건과 ②잘못된 신념과 ③부적절한 반응의 산물이다. 사건은 쉬고 싶은 남편에게 아내가 골치 아픈 문제를 이야기한 것과, 위로받고 싶은 아내의 감정을 남편이 무시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두 사람이 피차에 분노하고 싸운 진짜 이유는 아니다. 거기에는 다른 요소가 끼어 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기대가 좌절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분노한 것이다.
‘아내는 그 말을 꺼내지 말았어야 했어.’
‘남편은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어야 했어.’
아내의 말이나 남편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느낀다든지, 그런 식으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리적이고, 이 일로 실망이나, 불쾌감 그리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적절한 반응이다.
그러나 ‘절대로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 든가, 혹은 ‘반드시 이렇게 했어야 했다.’는 생각은 비합리적이고, 이 일로 분노하고 원망하는 것은 부적적한 반응이다.
이러한 잘못된 신념을 바꾸지 않고 참으면 상한 감정은 더욱 악화되어 증오로 변하고 정신과 신체에 해를 끼친다. 그렇다고 잘못된 반응 즉 분노를 표출하면 이로 말미암아 부부관계는 더욱 손상되고 손해를 보게 된다. 대표적인 비합리적 신념들은 ‘절대 안돼.’ ‘꼭 해야만 해.’ ‘견딜 수 없다.’ ‘절대 가만 안 있겠다.’ 등이다.

[사건]→[비합리적 신념-절대로 안돼] → [비합리적 행동-분노]
  ↳      [합리적 신념-불편한 감정]    → [합리적 행동-자기표현, 경청, 수용]

3. 사건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활용하라.
짐승은 자극을 받으면 즉시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사람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다.
짐승 : [사건]→[반응]
사람 : [사건]→[공간]→[반응]
이 공간을 인식하는 것은 분노를 다스리는데 굉장한 힘을 발휘한다. 일단 반응을 보이기 전에 이 공간에 머물러 보라. 이 공간에 머물러 배우자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 감정, 경험, 그리고 신념에 대한 반문해 본다. 이러한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일시적으로 답답해 보일지 모르나, 배우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여 긴 투쟁시간을 허비하는 것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4.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라.
분노는 문제의 책임을 배우자에게 전가하고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기분전환 효과를 맛볼 수 있게 한다. 또 일시적으로 배우자를 조정하거나 통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배우자는 더욱 방어적이 되고 부부관계에 손상을 가져온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속상해 하고 원망하고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하다.
문제의 해결은 결국 대화로 이루어지는데 부부대화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① 말하기, ② 경청과 동의, ③ 요약과 확인, ④ 역할 교대.
이 과정을 두 사람이 충분한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한다. 충분한 경청은 분노를 예방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배우자가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자신의 감정에 동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부분의 문제들이 해결된다. 어떤 문제든지 해결책부터 제시하는 습성을 가진 남성들로서는 시간 낭비요 어리석은 일로만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단지 들어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이 얼마나 해볼만한 일인가.

5. 분노를 다루는 훈련을 하라.
분노의 감정을 만든 것은 배우자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그리고 작은 문제가 여러 가지 정서적․행동적 행위들을 통해 강화된다. 그러므로 평소 분노를 다루는 훈련을 하면 효과적으로 분노를 통제할 수 있게 된다.
① 정서훈련
먼저, 자신을 화나게 하는 문제를 떠올린다. 그 다음에 그에 대한 분노를 느껴본다. 다음에는 감정을 분노가 아닌 실망으로 바꾸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배우자를 화난 감정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감정으로 대하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한다.
② 행동훈련
‘배우자가 반드시 이렇게 했어야 했어.’라는 잘못된 신념을 고치기 위해 그 상황을 상상하고 이를 스스로 반박해 본다. ‘내가 반드시 화를 내야 하는가?’ 혹은 ‘그럴 수도 있지.’ 등이다. 혹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역할극 등을 통해 실제 연습할 수도 있다.

성경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엡 4:26)고 말한다. 분노는 삶의 강력한 에너지이다. 분노는 경쟁에서 이기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자기를 보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이 부적절한 방법으로 표출되고 이로 인해 부부관계가 파괴될 때 그것은 자신과 배우자에게 해가 되고, 죄가 될 수도 있다. 성경은 분노를 적절히 다루라고 말한다. 특히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권고한다. 혹 아직도 해가지지 않은 가정이 있다면 오늘밤은 해를 서산으로 기울이기 위해 노력해 보자.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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