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는 씨의 비유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대나니 이는 추수 때가 이르렀음이라”(막 4:28~29)
이 자라나는 씨의 비유는 오직 마가복음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씨가 발아하는 것은 영적 생활의 시작을 나타내고 곡식이 자라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성장에 대한 아름다운 표상”입니다(실물, 65). “이것은 성령의 역사에 대하여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은 진리를 예증”하고 있습니다(성경주석, 막 4:26).
첫째는 싹입니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 3:3)고 말씀하셨습니다. “거듭나지”에 해당하는 원문은 ‘아노센’인데, ‘위로부터’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조상 아담은 땅 곧 아래에서 난 사람입니다. 따라서 그의 후손인 우리 모두는 땅에 속한 자들입니다. 예수님은 하늘 곧 위에서 나신 분입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통해 영적으로 거듭난 사람들은 하늘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게 됩니다(고전 15:47~49).
엘렌 G. 화잇은 “거듭남이란 새로운 동기와 새로운 취미와 새로운 경향성이 생기는 것”(RH, 1892. 4. 12.)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사람이 되면, 예수님의 성품을 나타내게 되고, 그분의 깨끗하심과 같이 깨끗하게 됩니다. 전에 싫어하던 것들을 좋아하게 되고, 전에 좋아하던 것들을 싫어하게 됩니다(정로, 58).
둘째는 자라나 이삭을 맺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거듭난 사람은 자라납니다. 바울은 “때가 오래되었으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되었을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에 대하여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되었다고 책망합니다(히 5:12). 신앙의 기본 자질이 부족한 자들에 대한 책망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매일 기회를 잘 활용하여 “성숙한 경지”로 나아가야 합니다(히 6:2).
셋째는 곡식과 추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품성이 그분의 백성들 속에 완전하게 재현될 때에 그분은 당신의 것을 찾으시려고 이 땅에 강림하실 것”입니다(실물, 69). 그리스도의 성품을 완전히 재현한다는 것은 ‘돌보는 관계(caring relationship)’를 의미합니다. 예수께서는 ‘양과 염소의 비유’(마 25:31~46)에서 ‘그 판결이 한 가지 점(one point)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가난하고 고통 받는 자들을 도와주었느냐 또는 도와주지 않았느냐”(소망, 637) 하는 것입니다.
박성하 / 로뎀아카데미 원장